이서연VIEW PROFILE →
빗썸, 2028년 상장 목표로 재정비: 회사 분할과 코스닥行 승부수
국내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대대적인 내부 개편을 마치고 2028년 기업공개를 새 목표로 제시했다. 회사를 둘로 분할하고 2027년 예비심사를 거쳐 코스닥 상장을 우선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관심이 비트코인 현물 ETF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에 쏠려 있는 사이, 업계의 또 다른 축인 대형 거래소들의 자본시장 진출 움직임도 조용히 무르익고 있다. 그 중심에 선 기업이 바로 국내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빗썸이다.
빗썸은 최근 대대적인 내부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고, 기업공개 즉 IPO의 새로운 목표 시점을 2028년으로 제시했다. 이는 한때 2025년 하반기 상장을 노렸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뒤로 미뤄진 일정으로, 그동안 이 회사가 겪은 우여곡절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상징적인 결정이라 할 수 있다.
회사를 둘로 나누는 승부수

이번 재정비의 핵심은 회사를 두 개의 법인으로 분할하는 구조 개편에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 전반의 운영에만 집중하는 빗썸코리아가 실제 상장을 추진하는 주체가 되고, 새로 신설되는 빗썸에이는 벤처 투자와 자산 운용, 그리고 각종 신규 사업을 도맡아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분할은 투자자들에게 거래소 본연의 사업 가치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변동성이 크고 위험이 뒤따르는 신사업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냄으로써, 상장 심사 과정에서 핵심 사업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한층 부각시키려는 계산이 깔려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이번 구조 개편은 2025년 7월 31일자로 효력이 발생하도록 설계되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향후 기업공개 과정에서 시장과 규제 당국이 요구하는 투명성 기준에 보다 수월하게 부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치고 있다.
코스닥 우선, 나스닥은 차선책
상장 무대를 어디로 삼을 것인가 역시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빗썸은 과거 미국 나스닥 상장 가능성을 함께 저울질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국내 코스닥 시장에 먼저 상장하는 쪽으로 방향을 굳힌 상태다. 미국 증시 상장은 이후를 기약하는 차선책으로 남겨 두었다.
구체적인 일정을 보면, 빗썸은 2027년에 예비 상장 심사를 신청하고 이를 거쳐 2028년 실제 기업공개를 완료한다는 단계별 로드맵을 세워 두었다. 다만 코스피와 같은 더 큰 시장으로의 상장 가능성도 시장 여건이 달라질 경우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위해 회사는 2026년 말까지 위험 관리 체계에 대한 자체 평가를 마무리하고, 국내외 회계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겠다는 중간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상장이라는 최종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촘촘하게 밟아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
그러나 빗썸의 상장 여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과거 약 4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이체 오류와 내부 통제 실패가 불거지면서 규제 당국의 강도 높은 감독을 받게 되었고, 이는 당초 계획했던 상장 일정이 뒤로 밀리는 직접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
결국 이번 2028년 목표 설정과 회사 분할은 단순한 일정 조정을 넘어,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고 제도권 금융 시장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위한 총체적인 재정비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회사가 약속한 투명성과 안정성을 실제 성과로 증명해 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빗썸의 이번 행보는 개별 기업의 상장 도전을 넘어, 국내 가상자산 산업 전반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하나의 시금석이기도 하다. 거래소가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이는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