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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째 빠져나가는 스테이블코인: 한국 원화 거래소에서 자금이 해외로 흐른다

markets2026-08-18 · 2 min read · 270 reads

업비트와 빗썸 등 원화 거래소에서 스테이블코인이 18개월 연속 순유출되며, 한 의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감독 체계 재점검을 촉구했다.

한국 가상자산 시장에서 조용하지만 뚜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업비트, 빗썸 등 국내 원화 거래소에서 스테이블코인이 18개월 연속으로 해외로 순유출되고 있는 것이다. 2025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이 흐름은 단 한 달도 끊기지 않고 계속됐다.

규모도 결코 작지 않다.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이 기간 원화 거래소들이 해외로 내보낸 스테이블코인은 받아들인 것보다 약 108억 달러 더 많았다. 그 가운데 업비트 한 곳이 약 66억 달러를 차지하며 전체에서 가장 큰 비중을 나타냈다.

최근 수치를 보면 이 흐름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알 수 있다. 2026년 6월 한 달 동안만 다섯 개 주요 거래소에서 약 5,603억 원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 기간 해외로 나간 금액은 2조 7,600억 원, 국내로 들어온 금액은 2조 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자금은 왜 밖으로 나가나

국내 규제 환경 탓에 투자자들이 더 다양한 상품을 찾아 해외 플랫폼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
국내 규제 환경 탓에 투자자들이 더 다양한 상품을 찾아 해외 플랫폼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

이런 유출의 배경에는 국내 규제 환경이 자리한다. 국내 플랫폼은 특정금융정보법의 적용을 받아, 파생상품이나 디파이 풀, 유동성 스테이킹, 실물연계자산 프로토콜 같은 고급 상품에 대한 접근이 크게 제한된다. 투자자들이 더 다양한 기회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이 규모가 얼마나 큰지는 다른 지표와 비교하면 분명해진다. 2026년 2분기 스테이블코인 순유출은 약 1조 6,9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인 약 1조 6,200억 원을 넘어섰다. 자금 이동이 주식 시장 못지않은 수준이라는 뜻이다.

거래소별 판도도 함께 움직였다. 2026년 6월 기준 하루 평균 거래 점유율은 코인원이 34.8퍼센트로 앞섰고, 빗썸이 31.1퍼센트, 업비트가 30.1퍼센트로 그 뒤를 이었다. 하루 평균 거래액은 각각 약 845억, 755억, 730억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향한 압박

정치권에서도 이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종욱 의원 측은 한국이 자국 통화의 핵심 유동성을 감독하기 어려운 해외 네트워크에 맡기게 될 위험을 경고했다. 자칫 원화 기반 자산의 주도권을 해외 플랫폼에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의원은 정부를 향해 투자자 보호와 감독 체계를 다시 평가할 것을 촉구했다고 코리아타임스는 전했다. 이는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국내에서 통제 가능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기본법과 현물 ETF, 남은 과제

제도적 해법의 중심에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있다. 이 법안은 디지털자산을 일반자산과 스테이블코인 같은 자산연계자산으로 나누어 규율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실제 입법은 2026년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축은 현물 ETF다. 한국거래소가 제출한 방안은 가상자산을 자본시장법상 기초자산으로 인정하고, 펀드가 비트코인 같은 자산을 직접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오랫동안 이어진 직접 보유 상품에 대한 저항을 뒤집는 변화가 될 수 있다.

다만 속도는 더디다. 스테이블코인 거버넌스를 둘러싼 이견으로 규제 당국의 논의가 교착되면서, 포괄적인 디지털자산 입법이 내년으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의 요구와 제도의 속도 사이에 뚜렷한 간극이 존재하는 셈이다.

결국 관건은 자금 유출을 막을 만큼 매력적이면서 안전한 국내 제도를 얼마나 빨리 갖추느냐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현물 ETF 허용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18개월간 이어진 유출 흐름의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지금 그 분기점에 서 있다.

이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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