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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어디까지 왔나: 이창용 총재 은행부터 도입 신중론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비은행 허용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고,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2단계 법안 제출을 준비 중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논의가 한국 금융권의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원화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제도권 안으로 들여올 것인지가 정책 당국과 업계 모두의 핵심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
법제화의 첫걸음
제도화를 향한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2025년 6월에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발의되며 본격적인 논의의 물꼬가 트였다. 이어 7월 23일에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을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가 열려, 관련 논의가 한층 구체화되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되었다.
국회 차원의 입법 시도도 뒤따랐다. 7월 28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과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각각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여야를 아우르는 이러한 움직임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문제가 특정 진영을 넘어 폭넓은 관심을 받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창용 총재의 신중론

논의의 한가운데에는 한국은행의 목소리가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8월 19일 국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비은행까지 허용할 경우, 기존 은행 중심의 금융 구조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다분히 신중한 접근을 강조한 발언이었다.
그는 대안으로 단계적 도입을 제시했다. 총재는 우선 은행부터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도입한 뒤, 점차 그 범위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새로운 결제 수단이 금융 안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충분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의 입법 준비
정부 역시 제도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제 등을 담은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을 10월 국회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법안이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의 큰 틀을 결정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까지
이 사안의 무게감은 조직 구성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관련 정책을 이끌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약 20명 규모의 디지털자산위원회가 꾸려졌다.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기구가 마련되었다는 것은, 정부가 디지털자산 정책을 국가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대목이다.
이 논의에는 여러 핵심 인물이 관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비롯해, 앞서 언급된 여야 의원들과 한국은행 총재까지, 정부와 국회, 중앙은행이 함께 참여하는 폭넓은 논의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그만큼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안이라는 뜻이다.
왜 은행이 먼저인가
은행부터 도입하자는 주장의 배경에는 안정성에 대한 고려가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실물 화폐와 안정적으로 연동되어야 신뢰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발행 주체의 건전성과 자금 관리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미 엄격한 규제를 받는 은행은 이러한 요건을 갖추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반면 비은행 기관까지 발행을 허용할 경우, 관리와 감독의 범위가 넓어지고 예상치 못한 위험이 발생할 여지도 그만큼 커진다. 한국은행이 신중론을 펴는 것도 바로 이 지점에서다. 혁신의 속도와 금융 안정성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이번 논의의 가장 큰 과제로 남아 있다.
시장 재편의 신호
제도화의 흐름은 시장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화된 발행 및 공시 의무를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형 프로젝트들의 퇴출이 빨라지고, 이른바 우량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규제가 곧 옥석을 가리는 하나의 기준이 되는 셈이다.
결국 원화 스테이블코인 문제는 단순한 신기술 도입을 넘어, 한국 금융의 미래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로 이어진다. 은행 중심의 안정성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디지털 금융의 가능성을 여는 길을 찾는 것, 그것이 앞으로의 입법 과정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핵심 숙제가 될 것이다.





